꼰대와 mz 사이 그 어딘가
영업점에 발령받은지도 4주가 지났다. 바로 오늘까지 해서 총 4주간 영업점에서 일을 배웠는데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전보단 수월한 것 같다!
업무적으로 일을 잘 하게됐다는건 아니다. 일이 워낙 다양해서, 일을 잘 한다고 말하려면 적어도 90%의 일은 혼자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90%의 일을 혼자할 수는 없어도 90%의 손님이 찾는 10%의 일은 할 수 있다는거다.
이쯤 되니 일보다도 다른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 다른 문제는 바로.. 인간관계다.
처음 왔을땐 너무 어색해서 하루 종일 10마디도 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다보니 괜히 말실수를 했다가 별 일도 아닌걸로 나혼자 나쁜 사람이 돼있을까봐, 차라리 말을 안 하는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4주차에 접어들고나니, 사람들과도 아무튼 전보단 친해졌고.. 일대일로 대화하게 될 일도 가끔 더 생기게 됐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좋은점과 나쁜점이 둘 다 생겼다.
좋은 점은, 지금 나를 가르쳐주는 분과 그래도 좀 친해졌다는 점이다. 나보다 6살 정도 많으신 여자 대리님인데 정말 착하고 일도 잘 알려준다. 나는 저런 선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나이가 많았다면 저분이 어렸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친해져서 그래도 요새는 가끔 말을 더 한다.
좋지 않은 점은:. 다른 대리님들이랑도 조금 더 친해졌는데, 조금.. 여자 꼰대스러운 느낌이 있다.
사회생활 꿀팁이라면서 뭔가 이상한걸 알려준다거나 커피라도 가끔 사오면 센스있을 것 같다거나.. 잘 모르겠다.
사실 나도 다른 사람들이 기대했을 법한 공동의 일에 먼저 나서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보니 저런식으로 돌려서 말한 것 같은데, 음….. 나는 사실 일을 알려주면 잘 할 자신은 있다. 그런데 저렇게 돌려서 말하면 나는 정확하게 일을 배우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라는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그래서 그냥 그런 생각이다. 난 꼰대인지 mz인지…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다보니 남자는 어쨋네 저쨋네 하는 말이 많고 그런말이 듣기 거북한 부분이 많다. 본인들은 지점장님이 무슨 얘기하면 듣는거 싫어하면서 내앞에서 그런얘기하는건 왜 아무렇지 않아하는지?
엊그제 하나은행 동기들을 만났는데 동기 중 한명이 그런 말을 했다. 자기는 어떤 여자대리 물을 매일 아침에 떠다준다고.
그것보단 낫지 라고 생각한다.
종종 내 사회생활 대처능력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럴때마다,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남자지인들 생각을 한다. 걔네는 어떻게 행동했더라..
결국엔 입을 닫고있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