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는 얘기들/일기장

231231 올해의끝. 지난 계획, 요즘 내가 하는 생각들

RyanKwon 2023. 12. 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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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올해의 마지막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어제 저녁 본가에 갔다. 엄마랑 이마트에 가서 장도 좀 보고 맛있는것도 먹고 하려고. 눈이랑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지하철에서 내려서 조심조심 길을 걷던중 가방을 놓고 내린게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미 찾으러 가기엔 너무 늦어, 우선은 엄마를 만나고.. 가방에 안경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다시 내 집으로 갔다. 본가에 렌즈도 없어서..

아무튼 그러고 유실물 센터에 글이 올라오길 기다렸는데.. 오늘 아침에 딱 검은가방(갤럭시탭)이라는 글이 경의선의 종착역인 용문역에서 올라온걸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내 가방인걸 확인했다. 검색해보니 내 집 근처인 서강대역에서 용문역까지는 경의선으로 두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

그래서 나는 지금 어쩔 수 없이 약 한시간 사십분째 경의선을 타고 있고, 지금 내 위치는 양평군 어딘가이다. 그래도 조금 다행인 점은,
1. 서울과 달리 이쪽 교외로 조금 나오니 여기는 비가 안 온 모양이다. 아직 눈이 그래도 쌓여있다. 구경이나 하면서 가는중..
2. 대학생때 대학 동기들 혹은 선후배들이랑 엠티갔을때 생각이 나서 그때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지하철에 있었나.. 생각도 하고 지루하지가 않다.
3. 원래도 오늘 티스토리 글을 쓰려고 했는데 마침 여유롭게 글 쓸 시간도 생긴 느낌? 배터리도 아직 60%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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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획을 얼마나 지켰는지

- 다이어트
- 돈아끼기
- 이직
- 자격증준비
이렇게 네개를 내가 새해 다짐으로 썼었더라(올해 초 게시글을 보니..)

이중에서 그래도 성공한건 이직. 원하는 일을 하고있는건 아니지만 어쨋든 작년에 정말 가고싶었던 곳 중 한곳에 합격했다. 자격증 준비도 마찬가지.. 나름 투자자산운용사,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이렇게 두개의 자격증을 땄다. Sqld랑 adsp는 워낙 공부를 안해서 낙방했지만ㅋ

다이어트는.. 여전히 93키로이고 돈은 여전히 없다. 크게 후회는 없다. 엄마한테 백만원씩 매달 보내면서 자취하고 친구도 적당히 만나고.. 제주도 자전거 일주도 하고 태국도 다녀오고.. 돈을 더 모았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숨은 쉬고 살아야하니까ㅋ 그래도 다이어트만큼은 정말 하고싶다.

난 원래 그렇게까지 마르고싶진 않다. 그냥 옷 태 자체가 약간 살 있는게 남자는 더 보기좋아보인다고 생각해서? 근데지금은 좀 더 과해서ㅋㅋㅋㅋ 십키로만 빼고싶다 딱. 1월부터 좀 덜 먹어야지 뭐.. 연말이라 최근에 뭘 많이 먹었더니 요즘은 배가 고프지도 않다. 그래도 또 먹는다. 약속이있으니…. 이제 진짜 빼야지ㅋ


2. 요즘 하는 생각들

- 최근들어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런 가치관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뭘까?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결과이다. 가족, 돈, 자기계발, 친구, 커리어 등등..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면 사실 나를 완벽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가족인 것 같다. 돈, 자기계발, 커리어.. 그 어떤 것도 결코 사람을 백프로 충족시켜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표의 끝은 있을까? 하는것. 하지만 가족은.. 어떤 의미의 가족이든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물론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찾는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가족보다 자기과시가 중요한 여자들이 엄청 많은것처럼 보여서.. 어떻게 보면 평생 사랑과 가족을 찾는건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줬을때 그만큼 나에게 마음을 주는 사람을 찾는 그 과정의 연속이 남자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결국 그 말은 좋은 가족관계 혹은 가정을 영위하는게 내게도 어쩌면 무의식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만큼 날 기쁘게 해주고싶은 여자를 찾는게 이렇게까지 힘든 일인가 싶다.. 말이 좀 샜지만 아무튼ㅋ 가족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 신촌에 살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정말로 10대 학생이 많이 안 보인다. 내가 어릴때 느꼈던 점은, 어딜 가도 내 또래가 정말 많았다는거다. 내 또래라는건 내 아래로 두세살, 내 위로 두세실 정도. 그때는 학생들이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떠드는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고 길거리에서 학생들이 무리지어 몰려다니는건 너무 흔한 일이었다. 시험이 끝나면 피자스쿨에서 피자를 사서 노래방에서 나눠먹고 맥도날드에 가서 각자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두시간동안 떠들기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길거리 어딜 봐도 교복을 입은 학생 혹은 누가봐도 10대처럼 보이는 친구들보다 내 또래 혹은 20대 이후로 보이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십년만 지나도 더더욱 십대 친구들을 길거리에서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든 이건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이 나라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최대한 할 수 있는만큼 자기계발을 한 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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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가는중인 지금은 벌써 2023년 마지막날 3시 37분이다. 이렇게 또 일년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제는 이직이라는 목표가 없어졌으니 다른 어떤 목표를 세워야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곧 30이다. 30 별거없구나. 한때는 30이라는 나이가 어떤 이정표였는데.. 지금은 그 이정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모두가 남들생각따윈 신경쓰지 않는 사회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글을 보는 누구든, 올 한해 고생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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